[2026년 06월 28일자 칼럼] 보이지 않는 시간의 마디 앞에서
작성자신목교회
- 등록일 26-06-2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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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이름신목교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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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새 해가 길어졌습니다. 저녁이 천천히 내려앉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도 사람을 닮아 숨을 고르듯 머뭇거린다는 생각이 듭니다. 돌이켜보면 우리의 날들은 늘 충분하지 않았습니다. 년 초의 다짐과는 다르게 계획은 어긋났고 기대는 종종 빗나갔습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기까지 왔습니다. 보이지 않는 손길이 우리를 붙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. 넘어질 듯 흔들리던 순간마다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길이 열리고, 다시 걸을 힘이 주어졌습니다.
그래서 전반기를 마감하며 무엇을 이루었는지보다, 무엇을 지나왔는지를 묻는 시간이 더 어울리는 자리입니다. 아울러 중요한 것은 더 많이 채우는 일이 아니라, 이미 주어진 것을 알아보는 일일지도 모릅니다. 우리의 삶이 얼마나 많은 은혜 위에 서 있었는지를 깨닫는 순간, 평범한 하루도 새롭게 빛나기 시작합니다. 바람이 살짝 방향을 바꾸는 계절의 문턱에서 우리는 조용히 준비합니다. 손에 무엇을 더 쥐기 위해서가 아니라, 이미 받은 것들을 다시 바라보기 위해서입니다. 그리고 그 바라봄이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할 것입니다. 아직 오지 않은 시간 속으로, 그러나 이미 충분히 채워진 믿음의 마음으로 ….

